잘못된 희망과 의지가 상처를 남긴다 46

이잉잉! 바람이 불어

50. 이잉잉! 바람이 불어 이이잉~잉잉! 바람이 분다 섣달 열흘 지나가는 겨울바람이 잉잉! 해남의 땅끝에서 불어 제낀다 아낙들아, 포구의 뱃전에는 잔뜩 눈이 내려 험악한 얼굴로 뱃머리 나신을 감싸 안지 않더냐 나신의 꼭대기에서도 잉잉! 이이잉! 바람이 불고 눈이 날리고, 급기야 한밤중 내내 바람이 불어... 짚가리 우동불조차 얼어들지 않았더냐, 잉잉! 바람이 불어... 무겁디무거운 울부짖는 할애비 설움 같은 희멀건 눈이 계골산(鷄骨山) 바위 자락처럼 내려 울부짖는 농사꾼과 축사의 암소들 눈망울조차 뒤집어 놓고 콧김을 내불리며 별이 쏘아대는 밤, 뒷산 자작나무 가지가 얼음을 이고 꺾어져 내렸다더라 잉잉! 바람이 분다 서해바다 먼 땅끝에서 너를 알아보지 못하는 바람이 시신의 뼈다귀처럼 자꾸만 잉잉 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