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서

반 바퀴만 돌아보면

추곡저 2015. 3. 28. 16:16

      
      # 반 바퀴만 돌아보면 
      천천히 일어나 
      오른쪽 한 바퀴라도 돌아보면 
      이 겨울 아침이 생글거리기라도 할 텐데 
      허기진 뱃속을 억지로 누르며 
      간 데도 없는 누군가에게 
      서럽게 편지를 쓴다 
      씩씩거려 콧김을 불려도 
      희미하게 날들 
      얼음판 위의 팽이채로 날리고 
      친근한 논두렁 살짝이 성냥 그어 
      피어나는 
      눈매움, 포러렁 
      갈라진 손등에 바셀린을 바르면 
      왠지 서운키만 하더니, 
      이제는 
      왼쪽 반 바퀴만 굴러도 열이 나는 
      누군가에게 
      기침하는 안부라도 써야 하겠네 
      

      
      I've Got To See You Again / Norah Jones
      

'공원에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저녁   (0) 2015.05.01
녹차를 마시며   (0) 2015.04.08
슈테른... 그 아름다움!!   (0) 2015.03.17
김제 가는 길 2   (0) 2015.03.17
김제 가는 길 1   (0) 2015.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