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世上) 속으로
새가 되었다
여기는 한양성, 어디로 갈거나...? 으그극!! 뼈마디야!
기차를 타고 세상 속으로 들어간다
바람을 안고 안갯속을 달려서 간다
솔밭을 지나니 비틀린 내장이 풍선처럼 부풀어 나를 따라온다
터널도 지난다
어디까지 따라오나 보자,
자작나무 숲에선 온갖 소리들 유혹의 소리를 내고 있다
돌아보지 말자, 내가 사는 동네도 아닌데...
어디로 갈거나...?
새여, 갓난 걸음이여, 가랑이 새로 미련처럼 붉은 달이 떠오르고
미루나무 가지에 둥우리가 걸렸다
자! 부유를 시작하자 세상 속으로
절름거리는 전철의 낡은 소음과 삐걱이며 빠르게 걸어가는 날렵한 발자국들
아침 햇살 아래 허옇게 배를 까뒤집고 역사(驛舍)의 한 귀퉁이 정원수목(庭園樹木)으로 뒹굴거리는
저 큰 가슴 달린 암짐승의 늙은 고달픔도 취중에서나마 꿈속에서나마
쟌 다르크의 깃발을 휘날리며 무거운 발걸음을 끌어 푸른 바다 갈매기의 비행을
그리려 가려는가
아직도 서툰 손짓,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입성에 서서
해 돋는 동쪽과 해지는 서쪽의 흐르는 풍향을 계산하면
보리밭 고랑에 우짖는 노고지리의 높은 고저음이 예까지 들려온다
이제 막 잊혀 꿈을 버리려는 바로 그 문(門) 앞에 덩그라니 파지 한 장으로
생의 불면을 담고 서로 서로 돌다가는 꼬꾸라져
종.. 종.. 종..
너는 불멸로 다시 길을 찾아 들어가고
이제는 나조차 검은 새가 되어버린다
이기지 못할 발걸음을 이끌며
여기는 한양성... 삼조 육판이 웃고 지나는 한양성
Those Were The Days / Mary Hop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