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의 계절 2
아, 오는가, 너는 이제 만신창이 그리움이 되어
,,, 그리하여 내 심연의 눈물이 되려하는가
홀로 쓸쓸한 밤... 헤매도는 갈매기의 날갯짓 소리로...
너는 황량한 밤바다를 울부짖기라도 했을까
먼 먼... 하늘을 휘청여 날며... 고향 언덕 관목숲
작은 다람쥐의 흔적마저 씻어 말리며
그렇게 울기라도 했을까
// 또는 쓰잘데없는 동해바다 저 간사한 족속들의 허구성을
들여다보며 가슴을 치기라도 했을까 // (揷文)
잃어버린 유년(幼年)의 그림자로 남아
그런 아픔들 알기라도 했을까
아, 방울방울 깨어진 사금파리 날 선 핏방울로
엊그제 창문을 두드리던 창백한 눈동자
여명도 없는 어느 산골 깊숙한 낙엽(落葉) 속에
한 발을 올려붙인 고사리나 도라지의 해묵음으로
오늘은 바닥에 내려앉은 노숙자의 모습으로
비칠대고 있으려니
호르래기 돋아난 부시시 삭아버린 참나무 아래로
파랗게 네 입술 바람에 번져간다
쓸려 내려가는 토사나 썩어버린 초가지붕 향랑각시처럼
변변치도 못한 의지로 맑은 순수를 팽개치고
정상(頂上)에서 아래로 자욱이 덮인 안갯속 수림에 묻어
천 년(千年)의 호곡 소리 발밑에 밟아가며
그렇게 너는 돌아오느냐
외로운 산사에서 염불하는 모습으로
화전 밭 큰 바윗덩이 곁에 서 있는 몇몇 그루
복숭아나무의 자태로 몽실몽실 수액의 진 뿜어내며
커단 호랑거미 거미줄에 걸린 잎사귀 한 잎으로 매달려
아, 아, 그렇게 오는가, 너는
... 그리하여 정녕, 내 마음에 눈물이 되려는가
사랑조차 잃어버린 고개 떨군 모습으로
「잘못된 희망과 의지가 상처를 남긴다」
<--!
// 또는 쓰잘데없는 동해바다 저 간사한 족속들의 허구성을
들여다보며 가슴을 치기라도 했을까 // (揷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