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희망과 의지가 상처를 남긴다

누구 날 찾는 이가 있으랴

추곡저 2013. 9. 30. 20:50

     
    

        # 누구 날 찾는 이가 있으랴 바람 부는 날 떠나고 싶다 모든 시름 활활 벗어 던지고 사뭇 떠나고 싶다 바다를 향해 머나먼 사막의 너른 초원을 향해 이른 죽음의 축배를 던지며 가고 싶다 바람처럼 그리 떠나가면 나를 찾는 이가 있겠느냐 자외선 넘치는 모래사장에 앉아 그대 피부의 까만 점을 찾아 그림을 그리며 조용히 바다의 물결을 바라보고 싶다 또는 낙타의 등에 얹히어 불모지를 여행하면 어느 바짝 마른 바위틈에선가 파충류 하나 눈 동그랗게 뜨고 날 쳐다보겠지 관목이 우거진 언덕 위에 자리를 하고 밤이면 북극성 별자리를 점치는 유목민의 천막 안에서 오롯이 그들의 삶을 익히며 양 떼의 젖이라도 마시리 바람 부는 날 어디론가 떠나면 누구 날 찾는 이가 있으랴 『 잘못된 희망과 의지가 상처를 남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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