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희망과 의지가 상처를 남긴다

자화상 2

추곡저 2014. 10. 20. 20:28

     
    # 자화상 2 
    알 밴 칡뿌리 암놈처럼 파고드는 질기디질긴 잠 속에서 깨어나면 허공에 떠 있는 팽그라니 기억들 
    유리잔으로 깨어진 첫 순정의 파편같이 겨우 삼십 촉 알 전구의 누리끼리한 곰팡내로 설설 끓어대는 
    돼지머리 국밥의 솥단지처럼 쉽게 잠재워지지 않는다 
    산 머리를 돌아... 용감하게 떠나가는... 철럭거림들... 까만 흑백의 그 필름을 되돌리다 보면 
    아직도 배고픔을 느끼는 내장들은 비좁은 답답함에 억눌리어 
    헉헉 숨이 차오르고 
    어느새 늘어진 유년(幼年)의 혼은 
    둥둥 떠가는 시냇물의 고무신 자락 속으로 포개어진다 
    둔덕의 아카시아가 뿌리를 내보이며 자라고 있었을 때 그 뿌리를 잡아당기며 장난질 친 적이 있듯 
    지금 나의 머리맡에 작은 아픔의 흔적들 나를 비웃으며 잡아당기고 있다 
    아카시아 뿌리만도 못한 콧구멍 두 개와 손가락 발가락 다섯 개씩을 움츠리고 
    새우잠에 익숙한 흐릿한 나이의 
    이 지지리한 궁상을... 
    그러나 어쩌랴, 오늘도 별수 없이 형광등 발화점을 잡아당기며 
    어두운 저녁 불 밝히고 있는 것을 
    『 잘못된 희망과 의지가 상처를 남긴다 』
    

 

      
      Away from her OST / only Yesterday / Isla G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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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way from her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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