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정사

그대

추곡저 2012. 12. 30. 20:27
      
      그대 
      그대...  
      오늘은 왠지... 그대... 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그대... 
      멍하니, 그대... 
      이런 날 바람이 불어서는 안 되겠지 
      그러면 그대 얼굴이 달아나 버릴지도 모르니 
      그대... 
      또 멍하니, 그대... 
      아무런 할 말도 않고 가만히 그대... 
      그리운 그대... 
      산속 오솔길을 걷다가도 문득 그대... 라고 
      생각하고 
      고픈 배를 채우다가도 그대... 
      꼭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만이 그대는 아닐 터이니 
      그대... 
      살아오면서 얼마나 그대... 라고 말하며 살아왔을까 
      오늘 진종일 낮잠을 자다가 꿈속에서 
      겨우 그대... 라는 말 생각해 내고는 
      피이잉 눈물이 돌았다 
      어렵지도 않은 
      흔하디흔한 이 한 마디 
      세상사 어디 잊혀져 가물거릴 때 
      몸이나 마음 어느 한구석 불편하여 어지러울 때 
      허리 굽혀 통곡하느니 오열을 하느니 
      흔들리는 가슴 쓰다듬어 호흡하며 
      그저 한마디 가만히 입을 열어서 그대... 
      단 한 번만 조용히 그대... 라고 
      이렇게 속삭여 본다 
      그대... 
      그대 역시 나를 생각하며 그대...라고 
      부르고는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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