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히지 않고 기억이 된다는 건

19. 무료 주차장 골목길이 뚫리면서 그 옆으로 작은 주차장이 하나 생겼다 모가 나고 작긴 해도 꼭, 그만큼은 필요한 tiburon atos pride matize, elantra ciero espero prince, brouhgum potentia etc. sonata leganza credos carens, istana pregio starlex carnival santamo etc. poter나 frontier, ceres와 yamuzin, 그리고 무쏘(musso)의 뿔로 ..

18. 냉잇국 먹고 누구는 냉수를 마시고 트림을 한다지만 나는 냉잇국을 먹고 하늘을 쳐다보면서 커-억, 이 순간만은 set의 레버스나 빛이나 하느님도 머릿속에서 튕겨져나가고 그저 은은히 젖어드는 행복감을 만끽할 뿐 고향에선 나새이 국이라 콩가루에 버무려 끊이고 해쑥 향기 배어나..

17. 아니야 밟았지 아주 신 나게 밟았어, 보는 놈도 없는데 내 알게 뭐야 해도 없는 밤... 그래서 밟았어 명토가는 줄도 모르고 어허, 때는 辛巳年, 이월하고, 스무닷새 辛巳日 "아빠 어떡해, 내일 아침 8시 20분..." 초등학교 일년생 딸아이의 "...까지 가야 해." 그래 밟았지 버들잎 하나 있었..

16. 진눈깨비 내리는 날 진눈깨비 내린다 우울하다 우산을 받쳐 들고 학교랑 한의원을 쫓아다닌다 축축한 땅으로 젖어드는 진눈깨비 문득 어제의 일이 생각난다 아침나절에 늦잠을 자며 꿈을 꾸었다 낯선 친구 놈의 얼굴 위로 (333-6633) 깨고 보니 꿈이더군 (333-6633) 이상해! 그놈의 전화번..

# 밤에 우는 새 새여, 나는 우노니! 새여, 너는 울지 마라 가슴 아픈 나의 노래를 새여, 너는 알지니 얼마나 허망한지도 새여, 너의 노래를 듣는 사람이 나의 노래도 들으랴 밤이 오거나 비가 내려도 아파만 지는 노래 / 우리 밤을 새워 운대도 "소쩍"새 울음만이야 하리, 너는 "동쪽"이라 저 ..

15. 鬱火 혹은 울花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미쳤나 봐여 그 먼 데를? 약산은 약산, 그래! 약산 온천, 아이-구 지겨워! 진짜 약산은 정말 아니지 그래 이것도 설움이란다 누군가 말했어 진달래 다음엔 철쭉이라고 반신반의할밖에, 언제 진달래를 살펴보았나 바로 나 그리고 당신, 진달래를 말..

14. 등꽃 아래 이십오야(二十五夜) 조만큼 아주 조만큼 연못 둘레 정자나무 등나무 그늘엔 보름달 환히 피려나 보오 잔잔한 수면 위로 몇몇 그림자들 출렁이고 옆을 비켜 위를 보면 살폿 젖은 달 엊저녁 대화방엔 바부탱이 혼자서 놀더니만 오늘은 그예 많이 피려나 보오 연보라 꽃등이 손..

13. 슈테른stern에게 슈테른stern, 아직 기억하는가 저 켠 너머 달님이 기적에 울던 밤을 파란 저녁으로 맹렬히 쫓겨 달리던 너의 120Km 마음을 말이얌 노상 슬픈 잣대로 자신의 몸무게를 달며 저울질하던 같은 모습인 양 바라만 보던 광경들도 이젠 아니지 사각 침대 모서리 찾아주는 이 없는 ..

12. 가을 편지 가을이라 쓸쓸한가 맨해튼 참사 따윈 눈에도 들지 않고 생각이 많은 감(枾) 감, 감, 땡감? 영감? 처녀 홍시(紅枾) 좋은 감? 정신없이 자고 나니 그리운 건 하나도 없었다, 그런 거야 가을이라 감! 감, 감, 무작정 감. 그래 가자 마음껏 달려서 어린 시절 되돌아가기도 하고 하늘 ..

11. 공원에서 그곳은 공원 바람이 부는 곳 도심을 내려다보며 아주 새파란 미소를 사서 날린다 짙어져 버린 녹음이나 빗방울을 스쳐 손짓하는 쓰르라미 유년이 따갑게 이명으로 달리고 회나무, 팽나무, 느티나무라도 좋았다 더욱이 하늘마저 내려앉아 편하고 스산한 차가움이라도 얼룩말..

10. 처서 가을이 저만치 오네 누굴 반기려 미소는 이리 실바람에 하늘거리는지 미워도 고와도 세월 가는데 뜨거운 바람 속 나는 참외밭 개똥을 줍고 있네

9. 돌배나무 그 자리 바람이 불어 城 안으로 밀려들었지 살구 앵두 복숭아는 함께였지만 쓸쓸한 아기씨 혼자 있었네 돌배나무 그 자리 바로 내 자리 앉은뱅이 둥금이가 친구 하쟀어 날아다닌 새들 한둘도 아닌데 검게 글린 얼굴은 보지 못하고 서늘한 내 동굴의 거적때기 한 꺼풀 잘려나..

8. 직접화법은 간접화법보다 위대(偉大)하지 못하다 되도록 말을 않기로 한다 직접화법은 간접화법보다 위대(偉大)하지 못하므로 그것은 저 밑바닥 그림자의 소통을 투영(透映)해 내지 못하고 물결을 바로 잡지도 못한다 도로 위엔 얼룩말이 달리지 못한다 낯선 색깔도 입지 않는다 잽을 ..

돌배나무 그 아래 / 울었지 앵두나무 옆에서 한마당을 가득 채운 살구보다는 얌전하고 외떨어진 앵두가 정말 좋았어 뒤꼍엔 서늘한 동굴이 옆엔 돌배나무가 나를 그 어린 나를 친구 하자길래 놈을 따서 먹어버렸어 아직도 내 유년이 울고 있는 툇마루 돌배나무 바로 그 아래

6. 방랑자의 노래 기다림은 기다리는 자에겐 오지 않는다네 하늘을 날아올라 먼 길을 가는 새들에게 물어보자 얼마나 높이 올라야 멀리 갈 수 있는가를 나는 노래하며 기다리네! 그날이 오기를 그대 그리워 노래한다지만, 소리는 온 하늘을 메아리치네 기다림이란 사막에 세워 놓은 한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