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태
미쳐버리자 너를 재울 수 없으므로,
오! 그냥 허공 속으로 증발해 갈 수는 없을까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긴 숨 한입 물고 증발한다면
군내나는 초여름 한낮과 먼지를 쓸고 가는 저녁바람은 오지 않겠지
살랑살랑 나뭇잎들 춤춘다고 이야기하는 날
고층빌딩 신축현장 위로 솟구치는 땀방울로 증발해
아물거리는 잠 속에 꼬여 드는 초침(秒針)들 사이
희망을 이끌고 빠져라도 나가게 된다면
그대여! 내 머리통을 바수어다오 내 뼈를 짓이겨다오
진딧물 살충제를 뿌려서 모든 냄새 씻어내 다오
쓸데없는 이것들 팍팍 뭉개칠 수 있다면 나, 그냥...
증발하여 사라진대도 좋기만 한걸
『 잘못된 희망과 의지가 상처를 남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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