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上 속으로

악몽의 하늘 이야기

추곡저 2014. 2. 16. 15:28

    
    # 악몽의 하늘 이야기  
      나는 말하려고 하오, 잠을 자며 꿈을 꾸며 압제와 노역에 시달리는 내 자아(自我)를 들끓는 사람들의 
    무리 속에 휩쓸려 들게 하기 싫었다고 
      파르테논의 신전과도 같은 대리석 건물의 그 고층 어디선가 보이지 않는 눈초리가 무서웠다고도 
    나는 말하려 하오 
      밤이면 나를 돌아보는 끔찍한 악몽 속과 빛도 듣지 않는 세상의 삶들을, 
      나는 결심을 하오, 그래 도망을 하자  
      사다리를 타고 창틀을 건너고 울금 울금 빠져나와선 어린 날 초등학교 뒷산 같은 곳 저 멀리 과수원의 
    한 철조망 울타리를 보았소 
      세뇌당한 어린 학생들의 자율적 정열을 살펴보며 삽질을 하다가 
      아! 나는 그들의 이단이라고 숙달되이 마사 土를 퍼서는 끼얹으며 내 자아를 질책하였소  
      그들을 위하여 나를 위하여 다시 또 길을 가야지 
      사방공사 배수로 바닥을 기어서는 아무도 보지 않는 짧은 순간들을 건너뛰어 달리며 잠시 자라는 
    과실나무 옆에 누어 
      사방을 둘러보지만 사방은 온통 잿빛 공간과 하늘색의 혼돈... 나는 아담한 바위산 모퉁이를 좌로 돕니다 
      슬쩍 삐져나온 암반 위에 아슬아슬한 작은 판잣집이 있습니다  
      내가 그리던 자유(自由)가 나를 안도시키고 위무하는 그곳엔 내 친한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비록 무단으로 방 안을 빼앗은 갈보처럼 요염한 여자와 사기꾼 같은 대머리가 들어서 살긴 하지만 
      그들에게만은 절대 양보하지 않을 나의 안식처라 그리 다짐을 하며 
      또 쓸쓸해하며 내 벗에게 보여줄 편지를 씁니다 
      오늘 이 아침에 
    『 세상(世上) 속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