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행(苦行)
죽음같이 쏟아지는 잠 속에서
총알처럼 빗발치는 꿈들을 먹으며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건가
타임머신을 타고 동화의 세계로 가는 것도 아닌
험한 통증과 번뇌와
시달림과 스스로의 채찍과
회한으로 얼룩진
산과 바다와 가시덤불 석가의 뒷다리를 밟으며
빠지고 또 빠지고 덮쳐지고 또 덮쳐져
이윽고는 저만큼
우리를 돌아보는 허탈의 문설주에 기대어
그래 잘 살았다 못 살았다
병마와 그리움과 사랑과 영욕의 치렁거림들
모두 집어던지고
아무나 용서하리라며 고행을 한다
산, 산, 바다, 바다
끈질긴 몸부림 처절한 숙명의 딱지들 다 오너라!
우리에게로 오너라!
잔재의 고착들 모조리 뒤엉기는 날
비도 오지 않는 날
연극을 하지 않으면 인생은 아무래도 재미가 없다는 걸
가슴에는 작은 구멍이라도 뚫어야만 한다는 걸
알아버린 날
진실은 모두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희망과 의지가 상처를 남긴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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