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바람입니다

스와핑(Swapping)

추곡저 2014. 11. 17. 12:02
      
      ┼ 스와핑(Swapping) 
      파랑새가 날아다니곤 했다 
      나뭇가지도 마다 않고 지치지 않는 사랑을 찾아 
      마른 입술로 새는 그것을 생명수라 일컬었지 
      작은 떡갈나무 도토리 깍지는 빗물을 담아 마시는 것이야 
      빗물에 담긴 회색 구름이 이야기를 전해준다 
      일찍이 도토리 한 알 나무에 달렸다가는 
      바람 부는 어느 날 엄마를 잃었대요, 
      빛나는 태양은 말도 없고요 
      오줌이 마려워진 작은 도토리의 얼굴이 보이나요 
      나는 굴러 볼 거야, 얼마나 멀리 가는지... 
      떡갈나무 둥치도 모른 체 눈을 돌리고 
      나무들이 키재기를 하면서 
      온산이 용맹과 위용의 기운으로 서성거리는 동안 
      활달한 빌딩의 곡선을 타고 
      가로수와 정원목(庭園木)은 생장점을 잃어간다 
      박테리아... 박테리아...들, 아우성으로 아우성으로 질식사를 하소연한다 
      도토리의 오줌 방울 하나로 
      썩어가는 이뿌리가 도려지면, 모두들  
      하나같이 
      파랑새의 하품 같은 날개를 바라본다 
      파랑새야, 파랑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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