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각함수 붙는 날 바람이 지나가면 진흙 부스러기들 타닥타닥 떨어져 내리는 한옥 기와집 오 촉짜리 전구가 가만히 숨을 내쉬는 재래식 뒷간 문을 열면 지붕 위로 문득 스무사흘 달빛이 대문 옆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백발의 십구공탄 밸간 불씨와 손을 맞잡는다 반세기쯤은 족히 삭았을 공가엔 강아지들 낑낑거리고 부엌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진 빛나는 까만 냄비 속에 숭숭 넣어진 실파와 텃밭에서 걷어온 푸성귀 그리고 묵은 맛을 자랑하는 된장국엔 유년의 추억들이 뒤섞여 있다 하얀 손수건에 노란 번호표가 빛을 내던 그 집 큰아들의, 북위 삼십 팔도를 타고 온 노인의 기억은 점차 병원 침대 머리 한켠으로 기울고 밤-새-도-록 천연으로 이어지는 삼각함수 붙는 날
'世上 속으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샤샤샤... 오월은 (0) | 2014.05.13 |
---|---|
보이는 것들에 대한 것,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것 (0) | 2014.05.11 |
193 對 2 (0) | 2014.05.02 |
# 낙화(落花) 2 (0) | 2014.04.13 |
자존심 (0) | 2014.0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