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의 꽃 사신(死神)
바퀴벌레만 같은...
삶이란 이른 첫새벽의 줄기찬
빗줄기와도 같은 것일까
풍광도 버려놓고 햇살이 비치면 다시 살아나는
4월의 휴머니즘 같은,
사방을 둘러 원심의 축을 붙잡고 너는 돌아라
별 무리 떠 있는 북녘의 하늘이거나
십자성 번뜩이는 남쪽 나라거나
포연에 솟아나는 둥근 얼굴 얼굴들 널브러진
시육들 사이사이로
나는 부르련다
못난 이 4월의 만가(輓歌)를
태평양 바람 타고 건너는 매캐한 아수라의 영혼들과
문짝 뒤에 올라선 초롱한 눈망울들 새기며
탱크 자국 담담한
이국의 모래바람이 눈을 가리는 저곳은
오래전 축복을 약속받은 유일신의 땅껍질
어디서 오는 꽃 사신이더냐,
누가 보낸 전령이더냐
잔인한 4월은
뒷골 방죽 더미 근처의 파릇이 솟아있는 찔레 덤불
여린 새순의 머리 위에 차근히 앉았다가는
터벅이며 찾아드는
떠꺼머리총각의 출렁이는 무딘 발걸음같이
한발 두발 한골 두골
논두렁 밭두렁 길을 타고 온다
『 세상(世上) 속으로 』
'世上 속으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낙화(落花) 2 (0) | 2014.04.13 |
---|---|
자존심 (0) | 2014.04.09 |
또 하나의 이산(離散) (0) | 2014.03.26 |
돌은 돌대로 물은 물대로 (0) | 2014.03.22 |
난자를 뚫고 가는 정자를 위하여 (0) | 2014.03.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