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린 날의 신부

눈물은 살아 새끼를 치나니

추곡저 2012. 12. 29. 09:17
      
      ┼▒ 눈물은 살아 새끼를 치나니 
      진공을 막고 숨을 멈추면 모든 삶들 행복할까 
      유기체로 남아 흰개미랑 어울리면 행복은 할까 
      멈추어 버린 순간들...  
      이쁘게 다림질하고 싶어 
      나는 물을 뿌리네 
      탯줄에 감겨 날리던 환희와 그 장마 넘치던 물에 
      둥둥 떠내려가던 퉁소 벌레의 공포를  
      이제 새삼 작은 집돼지 다리랑 
      새로운 호박 덩굴 순을 치고 
      오십 원 동전 크기에 
      뻐꿈이는 잉어 새끼 입 벌림이 망막에 순수해라 
      틈바구니 맑은 물을 휘젓던 두 손의 
      그 연약함이 대바구니에 옮겨져 쳐다만 보던 
      싸악한 눈망울로 그리 사는 거야 
      몰랐다고 뒷걸음에 하늘을 잡고 늘어지던 幼年아,  
      어디로 숨어 버렸느냐 너는 어느 곳으로... 
      반짝이는 눈망울로 꿈처럼 살자 
      미루나무 언덕에 기지개 펼 때 오, 나의 당신! 
      요지경에 한눈을 팔고 
      앵두나무 그늘에 걸음을 멈추던 幼年이여, 내내 
      사랑하던 너의 꿈이여, 영원한 속의 슬픔이여  
      나는 울면서 말을 한다 
      눈물은 살아 새끼를 치나니 
      사랑아, 내 그...리...움...아, 
      가거라! 
      『내 어린 날의 신부 중에서』(화암출판사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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