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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 만원' '라면 5000원' 올리고 또?..서민 식탁 망친 주범, 다시 시동

추곡저 2022. 10. 15. 12:35

'칼국수 만원' '라면 5000원' 올리고 또?..서민 식탁 망친 주범, 다시 시동

홍순빈 기자입력 2022. 10. 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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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로 살아남기]인플레이션 촉발한 밀..가격 다시 뛴다?

[편집자주] 올해 초 원자재 가격 급상승으로 전세계 증시가 충격을 먹었습니다.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이 넘쳐 났지만 한편에선 원자재 수퍼사이클을 기회삼아 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원자재 시장의 흐름을 꼼꼼히 분석해 '원린이'들의 길라잡이가 돼 드리겠습니다.


"칼국수 1만원 만든 주범!"
"'이것' 때문에 소울푸드 라면값도 올랐다."

'밀'을 두고 나온 푸념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밀 가격이 3개월 만에 2배 가까이 뛰었다. 이는 고스란히 식탁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일반 소비자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을 만든 결정적 원인으로 유가와 함께 밀을 꼽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들며 꼬였던 수급이 풀리자 폭등세가 진정되는 듯 했다.

그랬던 밀 가격이 최근 다시 상승 조짐을 보인다. 확전 가능성과 더불어 계속되는 라니냐로 인해 전세계 밀 생산국가의 불안한 작황이 수급에 또다시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진 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짜잔, 내가 돌아왔다!"…상승 준비하는 밀 가격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밀 선물가격은 전 거래일 보다 부셀당 10센트(1.13%) 상승한 8.92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8월18일 부셀당 7.32달러까지 하락했던 밀 가격이 약 21.86% 상승한 것.

밀 가격은 지난 1월 부셀당 7달러 부근에 머물러 있었으나 3개월 만에 14달러를 넘어섰다. 이후 국제적 합의로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이 재개되자 가격이 점차 빠졌다.

하지만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확전, 라니냐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다시 밀 가격이 꿈틀대고 있다. 전쟁 장기화 공포로 세계 5위 밀 수출국가인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시장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폭격했던 지난 10일 밀 가격은 종가 기준으로 부셀당 9.38달러를 찍으며 장을 마쳤다. 6월28일(9.36달러) 이후 최고치다.

라니냐가 계속되는 것도 부담이다. 라니냐는 적도 부근의 수온이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이다. 미국을 포함한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의 농산물 작황에 악영향을 끼친다.

라니냐가 내년 1분기로 가면서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지만 작황 피해는 여전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 자료에 따르면 올 연말 라니냐가 발생할 확률은 86%지만 6개월 후인 내년 6월엔 12%로 떨어진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부장은 "2020년 하반기부터 발생한 라니냐가 올해 농산물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오는 11월 이후 우크라이나산 밀 수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올 4분기 밀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다보니 전세계 밀 수급도 좋지 않다. USDA의 전세계농산물수급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올 9월 전세계 밀 기말 재고 전망치는 2억7567만톤, 내년 9월은 그보다 준 2억6857만톤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밀 수확량이 예상보다 적은 상황이다. 올해 및 수확량 전망치를 16억5000만부셀로 추산했지만 이는 지난 20년 중 역대 2번째로 낮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여러가지 요소들을 고려했을 때 밀 가격의 상승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4분기 밀 가격이 부셀당 7.75달러에서 10달러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9~12월 파종시즌을 앞두고 반등한 비료가격과 기상이변은 곡물 공급차질을 다음 수확시즌인 내년 3~4월까지 연장시킬 수 있어 곡물가격이 더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하기엔 이르다"고 했다.

이어 "밀 생산에 사용되는 질소계 비료 공급도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높은 곡물가격이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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