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낮에 나온 달
1
누구의 심부름에 길을 잃었느냐
오래 집 떠난
오라비 소식이 궁금하더냐
네 얼굴 가득히 수심이 쌓여있다
초이레 얼굴에 핀 푸른 일렁임
2
혹여 잔설 녹아내린 물가에
진달래꽃을 찾아 나섰느냐
바람 같은 그리움에
이별한 것은 아니더냐
묏골 안뜰엔 냉이도 나왔다더라
3
느릅나무 햇가지가 칭얼거리면
치맛자락 여며둔
엽전닢을 쥐여 주렴
처마 끝에 고개 내민 새앙쥐는 말더라도
돌아가기 서운하면 손이라도 잡아주렴
4
우리 님 계신 곳에
꽃씨라도 뿌릴련다
푸릇푸릇 무덤가를
버선발로 곱 돈대도
잠시 잠깐은
너만 봐도 살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