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계 4
[향수]
지울 수 없는 추억을 그리며
물감 색깔을 하나씩 씻어서 말립니다
파란색, 노란색, 다른 것은 빨간색
술잔 속에 떨어진 삼원색의
슬픔을 풀어헤치면
단춧구멍을 삐져나온 콧잔등이 적어도
두 귀를 차지하고 숨은 쉬지요
가을 은행잎으로 하나가
하얀 목련으로 또 하나가
저기 바다를 건너온 인어 아가씨
로렐라이 언덕을 그리는가요
배가 지날 때 암초가 나서고
물살의 노래 비명으로 들려 옵니다
아픔보다 짙은 어둠이 머리카락을 감싸고
잔잔히 잠에 드는 시간에
파륵거리는 박쥐인 냥...
정적이 부르르 몸을 떱니다
La Ou Je T`emmenerai ( 당신을 데리고갈 그 곳) / Florent Pag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