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검의 이유 그 여행(旅行)에 대해

詩 쓰는 당신

추곡저 2014. 4. 13. 23:45
      
      # 詩 쓰는 당신 
      나는 당신을 안다 천식과 죽지 못한 고뇌로 
      詩를 쓰고 있다는 걸, 
      계절이 오가는 길목 노을이나 여명이 번지는 
      짧은 순간에 밤을 흘리며 당신은 詩를 쓸 거야, 
      어쩜 오지도 않는 잠 
      맑은 술잔을 입에 대고 울면서 
      울면서 쓸지도 모르지만 
      이름 달린 손수건 한 장을 달랑 가슴에 달고 
      코를 훌쩍거리기 위해 
      빛나는 화장발에 파운데이션 찍어 바르듯 
      그리는 쓰지 않을 거라 알고는 있지 
      감기 걸린 애완견 에미 노릇하듯이 
      모피 코트 앞세우고 난전에 콩나물 깎아 대듯 그렇게 
      그렇게는 쓰지 않는다는 걸 
      꽁지 빠진 달구새끼나 소 죽은 귀신이 되어 
      자식도 그리고 고향도 그리며 
      언젠가 무덤가 할미꽃 피어날 때 
      시집 못 간 노처녀 고집으로 우기며 
      애간장 태우는 얄팍한 심사가 여우꼬리만큼은 걸릴 때 
      호래비 간 떨어지던 쌀 뒤주 안에서 
      사도세자 굶어 죽듯 그리 쓸 거야 
      나는 당신을 안다 
      토하지 못한 가슴앓이 뒤틀리는 배알이 
      항문에 차곡차곡 쌓여 입으로 입으로 올라온다는 걸... 
      『 주검의 이유 그 여행(旅行)에 대해 』
      


 

When You Told Me You Loved Me / Jessica Simp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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