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오리온 좌처럼

눈 오는 밤

추곡저 2013. 2. 2. 13:35
      
      # 눈 오는 밤
      눈 오는 밤이면 
      슬픈 노랫소리가 좋다 
      밤이 아니래도 
      잠자리 부스스했던 새벽녘이거나 
      햇살도 보이지 않는 아침절  
      까맣게 고드름이 내려앉은 
      굴뚝 모서리를 저 혼자 돌아가는 
      성에 걸린 봉창의 
      팽팽거리는 소릴 들으며 
      눈시울을 붉힌다 
      산새 소리도 사라진 천수답 논둑가에 
      까마득 잊혀 가물거리는 
      영혼의 일기장을 더듬어가며  
      새록새록 지나온 발소리를 듣는다 
      쓸쓸한 네 가슴에 
      눈이 쌓이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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