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린 날의 신부

겨울에 가는 길

추곡저 2013. 11. 17. 16:26

 

      
      ┼ 겨울에 가는 길 
      보이지 않는 빗속을 소박맞아 갑니다 
      가야 할 때 왔다기에 몰골 젖어 갑니다 
      바닥에 눕는다 말리오리까 
      발길에 차인다 푸념하리까 
      반쪽이 왔다가 촉촉이 간대도 속 비워 애태울 건 하나 없지요 
      날이 흔들려 갈피를 잃고 밤이 싸늘해 뒤꿈치가 떨려도 
      공기는 차게 틀려 가라만 하고 
      구겨져 찢긴 모습이 고개 숙여 갑니다 
      얼굴 단다 말 못할 건 하나 없는데 
      이리 간다 하온들 울며나 가오리 
      저 산에 뫼를 들려 가마를 타고 꽃상여 앞세우고 그리 갈게요 
      서다 가다 불빛에 눈물이 방울 시리면 
      그리운 내 사랑에 애를 태우던 빈손에 들린 情은 안고 가리다 
      뒤 돌아서 그대 떠나 이별하여 가는 길 
      걸어 걸어 빗속에 
      소박(疏薄)맞아 가는 길 
      
      
       I`m In Love With You / Steve For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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