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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추곡저 2024. 4. 12.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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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손우정 님의 스토리

 

윤 대통령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제공: 오마이뉴스
 
 

"(여론조사) 무시하십시오. 그거 의미 없습니다. 지금까지 총선에서 맞았던 적이 없습니다."

 

총선을 4일 앞둔 지난 6일,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호소다. 결과적으로 그의 말은 맞았다. 여론조사 추이와 소위 '전문가'들의 예측은 출구조사 결과만큼은 아니지만, 미묘하게 빗나갔다. 당초 예측보다 큰 야권의 압승이다. 야권 200석 이상을 점치던 출구조사만 아니었다면, 이번 총선 결과는 더 극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여당으로서는 2020년 21대 총선에서 총 103석을 얻었던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비해 무려 5석이나 늘어, 최악의 총선은 아니었다고 위안 삼을 수도 있다. 그러나 21대 총선 당시는 코로나 팬데믹이 막 시작될 무렵 K-방역의 우수성이 국제적으로 칭송될 때이고, 집권 3년 차 막바지에 이르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 시점 이후로는 한 번도 도달해 본 적 없는 46%에 달하던 때다.*

 

 

당시엔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도 44%에 이르렀고, 미래통합당은 23%로 20대 초반의 박스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였다.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충격에서 여전히 회복하지 못했던 것이다. 게다가 당시 무소속으로 당선된 5명은 홍준표, 권성동, 김태호, 윤상현, 이용호 의원으로, 지금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역시 국민의힘에 합류한 국민의당 3석을 합치면, 의석은 111석에 이른다.

 

결국 여당으로서는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겨우 살려낸 상승 분위기와 지지세를 제대로 까먹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 든, 집권 여당으로선 최악의 성적표임을 부인할 수 없다.

 

야당 압승, 이유는?

윤 대통령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제공: 오마이뉴스

 

무엇보다 이번 총선 결과는 '심판 선거'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야권은 당연히 애초부터 윤석열 정부 2년의 실정을 심판하는 선거로 만들려고 했지만, 이 프레임을 더욱 강화한 것은 정국 주도권을 여당에 넘기지 않으려는 윤석열 대통령의 고집과 독선, 그리고 스스로 '심판 프레임'을 강화한 여당의 전략적 오류다.

 

늘 주인공이 되고 싶어하는 윤석열 대통령은 정권 심판 프레임에서 비켜서려는 여당의 시도를 번번이 좌절시켰고,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은 '운동권 심판', '이·조 심판' 등 정권 심판에 맞불을 놓으려 했다. 그러나 정권 심판과 난데없는 운동권, 야당 대표 심판이 대칭적일 수는 없다. 여당의 이 전략은 외려 최고 권력에 대한 심판 프레임만 강화했을 뿐이다.

 

둘째는 조국혁신당의 돌풍이다. 가장 늦게 창당한 컨벤션 효과에 더해, 팬덤동정표까지 쓸어 담았다. 최종 사법 처리를 앞둔 조국 대표의 혐의를 비판하는 것은 당연할 수 있지만, 가족 모두를 대상으로 한 먼지떨이식 수사와 과도한 망신 주기는 혐의를 넘어서는 검찰 권력 횡포검찰 개혁에 대한 복수로 보이기에 충분했다. 결국 조국혁신당 돌풍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등 검찰 권력의 기여도 상당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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