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른 외로움
힘든 겨울
추곡저
2017. 12. 30. 16:33
# 힘든 겨울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본 적은 없었다 마당 한 켠 외양간에 그리 큰 누런 소가 집채만한 덩치로 누워 있었던 것과 그 몸에 황금빛이 철철 넘치는 것도 마음은 어리둥절했고 급하게 소변이 마려웠지만 그래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본 적은 없었다 나의 키는 작아졌고 한참이나 올려다보았다 주눅이 들 것도 같았지만 나의 심정은 막막했고 내 주변을 둘러싼 사람들은 하나같이 무감정했다 내게 잠겨있는 구매력의 가치는 얼마일까? 오로지 나만이 가질 수 있는... 그러자 무릎이 아파왔다 은근히 견디기 힘든 통증이 원망스러웠지만 어쩔 수도 없었다 항문 주변에선 연신 가스가 새어 나왔다 나는 계속 아파야만 했고 그럼에도 이 겨울을 나야만 했다 아궁이엔 횔활 타다 사그라든 장작과 잿불의 온기가 남아 있었다 오줌은 조금씩 흘러내렸고 나는 그것이 냄새를 피울까 조바심을 냈지만 아무도 신경 쓰는 사람은 없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본 적이 없었다 그들은 한결같이 무표정한 얼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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