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계

비 오는 날의 소나타

추곡저 2015. 3. 22. 13:27


      
      # 비 오는 날의 소나타 
      그저 비만 오네요 
      자, 같이 커피 한 잔 하시지요 
      날은 기울어 서산이라며 
      삿갓의 흉내라도 내어 볼까요 
      잠자리가 있긴 한가요? 
      밥은 굶지 않는지...   
      가련이의 정이 그리워 눈 감는가요?  
      창시 속엔 죽 여물이라도 들어가야지요 
      어쩌다 농주 한 잔 걸치고 나면 
      마냥 사라지는 간난의 환상들 
      뒷산 소나무 깍지처럼 
      그대 부여잡고 
      소똥에 하소연할까요 
      그래요, 가뭄에 비 오는 소리처럼 
      나 다시 익어선 울지 않을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