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린 날의 신부

사랑은 그만 하려네##

추곡저 2013. 2. 15. 17:23
       
      ┼ 사랑은 그만 하려네  
      나 이제 사랑은 그만 하려네 온몸이나 마음을 모두 태운들 
      뼈 한 줌 성할 것도 같지 않은 날만 궂은 날 
      다릿목 절름이는 어설픈 혼백이 되어 
      산등성 아카시아 강풍에 떨듯 모시 유삼으로 오장을 동이여 
      누군가 신장(腎臟)을 나무못에 꿰이면 차마 서러서 어이 살란가, 
      이제 사랑은 아니 하려네 머리도 다리도 휘어만 가고 
      저기 새어나가는 폐차장의 누수처럼 
      나 냄새 풍기지도 못해 살아 사랑은 아니 하려네 
      『내 어린 날의 신부』中에서